속초에서의 겨울
속초에 놀러갔다가 언제나 여행지에서 그러하듯이 동아서점에 들렀다.지역 관련 섹션에서 이 책을 마주쳤다.특이하게도 외국인 이름이다.그러고보니 어디선가 혼혈 작가의 속초 이야기 책을 들은 것도 같다.다녀온 후 내내 책상 옆에 쌓아두었다가 읽기가 잘 안되는 요즘 빨리 내용에 몰입하려고 집어들었다.주인공 나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어머니와 단둘이 속초에서 지낸다. 엄마를 불편해해서 일하는 펜션에서 묵지만 또 엄마를 혼자 두고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어느날 프랑스인 만화가 얀 케랑이 영감을 얻기 위한 여행에서 속초 펜션에 묵게 되며 나 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 는 중년 남성에게 관심을 주지만 그는 왠지 음식도 관심도 뿌리친다.아닌척 하면서도 나 의 시선은 끊임없이 그를 향하고 그의 여행을 도우며 작품세계를 설명해주며 가까워지는 듯 하다가 다시 습작도 못보게 하는 듯 거리를 둔다.그리고 마침내 떠날 날을 앞둔 얀 케랑.도대체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였을까?내내 연인이 되기 위한 밀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인연의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그렇게 사는 모습의 한 단면을 끊어 보여주는 내용인가보다 했는데 작가와 옮긴이의 글을 읽고서야 살면서 내내 부딪쳤을 작가의 정체성 탐험임을 어렴풋이 감지한다.역시 서사를 따라 다니는 내 읽기 습관은 이런 심리 묘사글에 매우 약하다.
영감을 일으키는 간결한 문체,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스위스 문학상 로베르트 발저 상 수상! 프랑스 문필가협회 신인상 수상!
북한과 가까운 작은 항구도시 속초,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혼혈의 젊은 여인과 고향 노르망디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영감을 찾으러 온 만화가의 만남. 겨울, 혹한으로 인해 모든 것이 느려진다. 독을 품은 생선, 고통에 찌든 육체, 가시지 않는 불화…… 그리고 무심히 종이 위를 흐르는 잉크 자국. 극히 다른 문화를 가진 이 두 존재 사이에 깨지기 쉬운 미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차가운 속초 바다 포말 위에 떨어져 녹아드는 눈송이처럼 섬세한 감각으로 직조된 이 소설은 보기 드문 독창성과 풍요로움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며 출간과 동시 유럽 각지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