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없는 일상을 생각할 수 있을까? 눈 뜨면서 잠들 때까지 몸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듣고밥 먹을 때,심지어 통화를 할 때도음악은 멈추지 않는다.음악은 언제부터 우리의 곁에 머물렀을까. 그러니 음악과 영화는 처음부터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편의 영화에서 음악의 자리는 크다. 영화가 끝난 후 어떤 한 장면과 대사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반면 음악은 천천히 뇌리를 흔든다. 어디서든 그 음악을 들으면 영화가 생각난다. 청각의 힘이란 그런 것일까. 잊고 있던 영화를 읽는 시간, 음악을 눈으로 듣는 시간, 그때 그 영화를 함께 본 누군가와 만난다. 시간을 거슬러 그 순간 그 감동으로 불러온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빠져들었던 클래식까지.
영화를 말하는 책도 많고 클래식에 대한 쉬운 해설서도 많다. 클래식과 영화의 조합,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 클래식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심연으로 파고드는 음악이었다. 최영옥의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은 클래식이 등장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49편의 명작 영화를 소개하면서 그 안에 흐르는 클래식을 곁들이는 책이기도 하다.그러니까 영화를 좋아하는 이에게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이에게도 모두 흡족한 책이 될 수 있다. 클래식이 흐르는 장면에 대한 설명, 연주자, 선택한 클래식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전하기도 한다. 하나의 클래식이 여러 영화에 쓰인 경우도 있다. 작곡가와 곡이 탄생한 배경까지 한 편으로는 클래식 입문서가된다. 클래식과 영화에 대한 최영옥의 애정이 더해졌기에 더욱 그러하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영화 <쇼생크 탈출>과 <엘비라 마디간>으로 검색하면 자동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뜨는 건 클래식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 가운데 특별하게 다가오거나찾아서 보고 싶은 이유는 줄거리나배우의 열연이 아니라 저자의 클래식 설명 때문이다. 내게는 제목도 생소한 천재 바이올린 연주자 아르몽이 교향악단을 떠나 화려한 무대가 아닌 지하철역에서 연주를 하는 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에 대한 이런 글이 그렇다. 영화를 보지도 음악을 듣지도 않았지만가슴으로 파고드는감동을 느낄 수 있다.책을 읽고영화를 다시 본다면전혀 다른 감동을 맛보게될 것이다.
클래식이나 바흐의 음악에 대한 조예가 없다 하더라도 일단 듣고 보도록 하자. 특히 바이올린의 그 가냘픈 선율 하나가 수많은 역경과 좌절을 치유하면서 다시 희망으로 피어나는 과정이 더할 수 없이 가슴 뭉클하게 한다. 누추한 인생조차 ‘아름답다, 아름답다’하며 끊임없이 속삭여주는 바이올린 선율에 끝내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 어떤 설명도 대사도 필요 없다. 우리가 음악을 듣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므로……. (바흐의 <샤콘느>와 <바이올린 플레이어>중에서, 209~210쪽)
<대부3>, <미술관 옆 동물원>, <아웃 오브 아프리카>, <레옹>, <죽은 시인의 사회> 등 추억의 영화를 보면서 클래식의 세계에가까이 다가가는행운을안겨주는 책이다.계속되는 폭염에더위를 날려주는클래식과의 만남은색다른 피서가 아닐까.
〈귀여운 여인〉에 〈라 트라비아타〉가 삽입된 이유는?
〈트와일라잇〉의 남녀 주인공이 〈달빛〉에 맞춰 춤춘 까닭은?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먼저 클래식을 들어라!
배경 음악은 영화 속 장면과 어우러져 감동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스토리와 명장면 위주로 영화를 각인할 뿐 배경 음악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49편의 명작 영화에 배경 음악으로 삽입된 클래식의 내막을 음악칼럼니스트 최영옥이 영화 이야기와 더불어 깊이 있고도 재미있게 풀어냈다.
〈귀여운 여인〉에 〈라 트라비아타〉가 쓰인 이유는 이 오페라가 영화의 모티브였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의 남녀 주인공이 〈달빛〉에 맞춰 춤춘 까닭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비현실적인 사랑이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과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클래식을 알면 영화를 좀 더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책이 그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Prologue _영화를 연주한 클래식 이야기
· 귀여운 여인을 울린 오페라 _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귀여운 여인]
· 사랑을 놓치는가, 가슴에 안는가? _마리아 칼라스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모차르트, 슬프도록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연주하다 _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엘비라 마디간]
· 달콤하지만 은밀하고 강렬한 유혹의 향기 _구노의 오페라와 [순수의 시대]
· 아름다운 미로(迷路), 사랑에 대한 새로운 고찰 _엘가와 [미술관 옆 동물원]
· 엽기와 클래식 속 사랑 그림 _파헬벨의 [캐논]과 베토벤의 [비창], 그리고 [클래식]과 [엽기적인 그녀]
· 비극으로 입장해 희극으로 끝낸다? _바그너와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 꿈결 같은 자연과 자유 속으로의 회귀 _모차르트와 [아웃 오브 아프리카]
· 대부(代父)의 몰락을 더 비장하게 만들다 _마스카니 간주곡과 [대부 3]
· 자유를 꿈꾸게 한 아름다운 선율 _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과 [쇼생크 탈출]
·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 _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중 ‘뱃노래’와 [인생은 아름다워]
· 오, 아버지! 그를 사랑해요! _푸치니의 [자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와 [전망 좋은 방]
· 먼로와 만끽하는 새 삶의 즐거움 _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7년만의 외출]
· 탄광촌 소년의 꿈, 날아오르다! _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와 [빌리 엘리어트]
· 전쟁의 광기, 그 참혹함을 고발하다 _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중 ‘발퀴레의 비행’과 [지옥의 묵시록]
· 전쟁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_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플래툰]
· 바그너는 아는데 바흐는 모른다? 나치, 그 우스꽝스러움에 대하여 _바흐의 [영국 모음곡 2번]과 [쉰들러 리스트]
· 편견을 이기는 힘 _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 중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셨소’와 [필라델피아]
· 냉전 시대의 영화, 음악, 그리고 예술 _붉은 군대 합창단의 ‘들판’과 [붉은 10월]
· 카르페 디엠! 교육은 진실을 일깨워주는 것 _베토벤의 교향곡 [합창]과 [죽은 시인의 사회]
·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노부인의 노래 _드보르자크의 [루살카] 중 ‘달에게 바치는 노래’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 니들이 베토벤을 알아? _베토벤의 교향곡 [합창] 중 ‘환희의 송가’와 [레옹]
· 최첨단 SF영화 속의 클래식 선율 _도니체티의 [루치아] 중 ‘광란의 아리아’와 [제5원소]
· 미완성일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 겸손해지다 _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 진실만이 진실이다 _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와 [시고니 위버의 진실]
· 광기와 천재성의 폭발적 결합 _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양들의 침묵]
· 병적인 사랑의 테마 _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과 [적과의 동침]
· 불륜의 여인이 다짐하던 복수의 아리아 _푸치니의 [나비 부인] 중 ‘어느 갠 날’과 [위험한 정사]
· 선과 악의 심판, 눈물의 그날 _모차르트의 [레퀴엠]과 [프라이멀 피어]
· 아스라한 세 박자의 왈츠 _쇼스타코비치의 왈츠와 [아이즈 와이드 셧], [텔 미 썸딩], [번지 점프를 하다]
· 한세상을 풍미했던 천재의 진혼곡 _[레퀴엠]과 [아마데우스]
· 음악이냐, 영화냐? _말러의 ‘나는 이 세상에서 잊히고’와 [가면 속의 아리아]
· 음악이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 _바흐의 [샤콘느]와 [바이올린 플레이어]
· 베토벤의 숨겨진 연인을 찾아서 _베토벤의 교향곡 [합창]과 [불멸의 연인]
· 시련을 딛고 피워낸 위대한 음악혼 _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와 [샤인]
· 거세된 남성의 불행한 천상의 소리 _헨델의 ‘울게 하소서’와 [파리넬리]
·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할 수 없는 것들 _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투게더]
· 광란의 역사를 살아낸 예술가의 슬픔을 그리다 _쇼팽의 [발라드 1번]과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 괴이쩍은 사랑의 정신분석학적 보고서 _슈베르트와 미카엘 하네케의 [피아니스트]
· 동양에 유린당한 서양의 나비 _푸치니의 [나비 부인]과 [M. 버터플라이]
· 신분 상승을 위한 위험한 줄타기 _[예브게니 오네긴]과 [리플리]
· [마농의 샘]을 더 운명적이게 하다 _베르디의 [운명의 힘]과 [마농의 샘]
· 아이들이 보고 싶은 부정(夫情)의 해결사 _피가로와 [미세스 다웃파이어]
· 2001년을 상상하던 20세기의 감동, 21세기에는? _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마판증후군 피아니스트의 더할 수 없이 화려한 선율 _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호로비츠를 위하여]
·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 _드뷔시의 [달빛]과 [트와일라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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